2014년 2월 송파 세모녀 동반자살 사건 당시 세모녀가 집주인에 남긴 유서. [연합]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송파 세모녀' 사건을 언급하며 누더기가 된 기존 복지와 결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0년 전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던진 묵직한 질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지나치게 복잡하고 누더기가 된 기존 복지와는 결별하고, 단순하면서도 든든한 복지를 도입해 세 모녀의 외침에 응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은 2014년 2월 26일 서울 송파구의 지하에서 살던 60대 노모와 두 딸이 생활고 끝에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이라며 현금 70만원을 넣은 봉투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다.
오 시장은 "인생의 파도에 밀려 잠시 넘어졌을 때 사회가 손잡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영영 스러져 간 사연들이 너무나 많다"며 "그래서 '안심소득'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심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을 일정 부분 채워주는 소득 보장제도다. 정해진 소득 기준을 넘어도 자격이 유지되며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받는 구조로 설계됐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에 대해 "복잡한 기준을 다 없애고 소득과 재산이 적으면 지원한다"며 "형편이 어려우면 많이, 상대적으로 괜찮으면 적게 지원하는 재정 합리성까지 갖춰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복지가 '구식 피처폰'이라면 안심소득은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10년 전 그때 안심소득이 있었더라면 아마도 세 분은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누구나 불행이 닥치면 약자가 될 수 있다. 그럴 때 복지는 엄마의 품 같아야 한다"며 "그런 마음으로 안심소득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