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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전문 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고금리와 경기침체 환경 속에 올해 1월 법원에 접수된 전국의 신규 경매 신청건수가 1만건을 돌파했다. 월별 통계로는 10년 6개월 만에 최대다.
25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만619건으로 지난 2013년 7월(1만1266건) 이후 가장 많았다.
같은 1월 기준으로는 작년 동월(6786건)에 비해 56% 증가했고, 2013년 1월(1만1615건)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신청 건수는 채권자가 대출금 등 채권회수를 위해 해당 월에 경매를 신청한 것으로, 실제 입찰에 들어간 경매 진행 건수보다 경제 상황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법원에 경매 신청을 하면 감정평가 등을 거쳐 매각기일이 잡히기까지 평균 6개월 가량의 시차가 발생하는 데다, 진행 건수에는 신청 건수뿐 아니라 앞서 여러차례 유찰된 물건들도 함께 누적되기 때문이다.
신규 경매 물건수는 지난 2019년 10만건을 넘었다가 2020년 9만2781건, 2021년 7만7천895건, 2022년에는 7만7459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월간 경매 신청 천수가 8000건을 넘기 시작해 연간 신청 건수도 1만1147건을 기록하며 4년 만에 다시 10만건을 넘었다.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이유는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여파, 매매거래 침체 등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역전세난 여파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보증금 회수를 위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경우도 크게 늘었고, 이 와중 유찰되는 물건이 쌓이면서 경매 진행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경매 진행 건수는 1만6642건으로 전월(1만3491건) 보다 23.4%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7558건으로 전월(5946건)보다 27.1% 뛰었다.
업무·상업시설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업무·상업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3612건으로 2013년 1월(3천655건) 이후 11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물건 자체가 나오질 않았던 명동 등 인기지역 건물도 경매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 이달 7일에는 명동 중심거리에 있는 4층짜리 꼬마빌딩이 약 318억원에 경매로 나왔는데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대지면적 기준 감정가가 3.3㎡당 약 10억171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한편 경매업계는 경매 물건수가 증가하면 그만큼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과 낙찰가율, 응찰자수(경쟁률) 등 경매 주요 지표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