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 개소식이 24일 열렸다. TSMC의 자회사로 공장 운영을 맡은 JASM의 간판이 공장 앞에 세워져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 개소식이 24일 열렸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개소식에는 TSMC의 장중머우 창업자, 류더인 회장과 함께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회장,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 등이 참석했다.
장중머우 창업자는 1공장과 관련해 "일본 반도체 생산의 르네상스가 될 것"이라며 일본과 대만의 협력 의미를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반도체는 디지털화와 탈탄소화에 필수 불가결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TSMC의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은 양배추나 당근 등을 재배하는 농촌 마을인 기쿠요마치(菊陽町)의 약 21만㎡ 부지에 자리 잡은 반도체 제조 공장으로, 클린룸이 들어서는 FAB동과 오피스동, 가스 저장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인 클린룸만 4만5천㎡ 크기로, 일본 프로야구 경기장인 도쿄돔 면적에 육박한다.
올봄 제조장치의 반입과 설치 등을 거쳐 4분기쯤 양산 개시를 노리고 있다.
공장 운영은 '일본첨단반도체제조'(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를 뜻하는 JASM이 맡는다. TSMC가 이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자회사로 대주주인 TSMC이외에 소니, 덴소 등 일본 기업들도 출자에 참여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소니그룹의 요시다 회장은 "TSMC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JASM에는 대만에서 파견된 주재원 약 400명과 소니그룹 파견자 약 200명을 비롯해 현지 채용인력까지 1천700명이 소속돼 12∼28나노(㎚, 10억분의 1m) 공정의 제품을 한 달에 약 5만5천장(300㎜ 웨이퍼 환산 기준) 생산할 예정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현재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이 3나노임을 고려하면 첨단 공정은 아니지만 현재 일본 업계에서 양산 가능한 최신 공정이 40나노인 점에 비춰보면 TSMC 공장 가동은 일본 반도체 산업에 큰 의미를 갖는다.
일본은 TSMC 제1공장 설비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최대 4천760억엔(약 4조2천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구마모토현에서 TSMC가 제2공장 건설 계획을 이미 발표한 데다 주변에 소니그룹 등 관련 기업의 반도체 공장 집적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변 지역은 이미 아파트 건설 붐까지 일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2021년부터 10년간 반도체 설비 투자에 따른 규슈 지역 경제효과를 20조770억엔(약 180조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TSMC가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구마모토현에 지을 예정인 제2공장에는 약 7천300억엔(약 6조5천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TSMC의 구마모토 1공장과 2공장에 모두 6조6천억원의 일본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개소식에 참석한 사이토 경제산업상은 2공장에 대해 "첨단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소식에 앞서 류더인 TSMC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TSMC가) 일본 산업 구조 변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도 말했다.
구마모토 2공장은 1공장보다 훨씬 더 첨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류더인 회장은 지난달 18일 TSMC의 일본 2공장 계획에 대해 아직 평가 중이라면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