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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 업계에서는 해외 기관투자자(LP)의 자금 조달이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해소되면 해외 출자자가 국내 펀드에 투자할 의지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원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PEF 운용 업계에서는 투자 시장의 자금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상장사 시장가치에 자산가치와 경영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경우 PE의 자금 조달 창구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국은 개별 기업이 경영 상황에 맞춘 밸류업 계획을 시장에 적극 공개하고 이행할 경우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기업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현금을 배분하는 주주환원 정책뿐 아니라 재투자를 통한 자본효율성 극대화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 해외 투자자들 역시 국내 증시에서 수익 실현의 기대감과 투자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해외 연기금, 국부 펀드 등 주요 LP의 한국 PEF 투자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레이징이 활발히 이뤄지면 투자와 회수로 이어지는 사모펀드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는 견고해진다. 작년 9월 말 기준 PEF 운용사의 약정 총액은 138조7684억원 수준으로 제도 도입 초기였던 2005년 말 약정액 2조8955억원 대비 48배가량 커지며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이 팽창할수록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가 커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주주는 기업의 성과를 향유하고 재투자하는 구조가 자본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기관전용 PEF 운용사의 운용 전략은 지향점도 일치한다. PE는 기관 자금으로 펀드를 결성해 기업에 투자하고 향후 수익을 분배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 기업의 지배주주로서 지배력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 극대화 의지가 크다.
실제로 PEF 운용사들은 투자 기업의 주가 상승을 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이익잉여금이 쌓이면 배당을 통해 주주와 결실을 공유해 왔다. 상장사 가운데 한온시스템, 쌍용C&E 등 PE 포트폴리오 기업은 국내 증시에서 고배당주로 익숙하기도 하다.
물론 주주환원 전략이 항상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 SK디앤디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2년부터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간배당도 도입했지만 최근 3년 사이 주가는 우하향 추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운영과 신재생에너지·ESS 등 멀티플이 상이한 사업을 동시에 영위한 점에 주목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 있는 주주 입장에서 부동산 개발 분야에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선택의 자유도가 떨어지면서 디스카운트는 불가피했다. SK디앤디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서로 다른 사업부가 각각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길 기대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상장사에 투자한 PE뿐 아니라 비상장사에 투자한 PE 역시 상장된 유사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 수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