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하나에 2만원…‘가잼비’ 대용량 식품, 먹어봤니? [푸드360]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매장당 일주일에 4개만 들어옵니다.”

라면 하나에 1만9600원. 8인분 용량의 ‘대용량’ 라면 오모리점보도시락 얘기다. GS25의 간판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팔도 도시락’ 라면을 섞은 이 제품은 지난 22일 첫 출시일에만 하루 1만개가 팔렸다. 용량만 놓고 보면 8000인분이 팔린 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먹방(먹는 방송)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발달과 함께 소비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펀슈머(fun+consumer) 열풍으로 대용량 식품의 인기가 꾸준하다. 가격 대비 재미를 찾는 이른바 ‘가잼비’를 따지는 소비자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대용량 식품은 업체들이 재미와 가격을 고려해 기존 크기를 넘어 파격적으로 선보이는 제품을 의미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GS25가 주도하고 있다. 8인분 점보라면 시리즈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200만개를 돌파했다. 시리즈가 진화하면서 특성도 변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상품을 섞거나 이번처럼 증정품(어묵)을 제공하는 식이다. 상품 출시 주기도 짧아졌다. 첫 상품인 점보도시락이 나온 이후 6개월 뒤 공간춘(쟁반짬짜면)이 나왔고, 이후 약 3개월 만에 이번 신제품이 나왔다.

GS25 관계자는 “폭발적인 인기로 출시일이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사실 점보도시락은 한정판으로 나왔지만, 고객 반응이 좋아 현재 나온 상품들 모두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22일 출시된 오모리점보도시락 상품을 체험한 한 유튜버의 리뷰. [유튜브 갈무리]

1~2인 가구 시대지만 업계가 대용량 제품에 주목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마진이다. 상품을 팔아 남기는 이윤이 크기 때문이다. 8인분 제품의 경우 1인분을 8개 판매하는 효과가 난다. 생산라인이나 용기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도 업체 입장에서는 ‘해 볼 만한 사업’이 된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용량만큼 부담이 커진다. 점보도시락은 8500원, 공간춘(쟁반짬짜면)은 1만2300원이었지만, 이번 오모리점보도시락은 약 2만원에 가깝다. 오모리김치찌개라면(대컵, 1800원)과 팔도 도시락(소, 1000원)을 각각 4인분씩 합친 가격(1만5200만원)보다 비싸다. GS25 관계자는 “넣어 먹거나 따로 먹는 기호에 맞춰 또 다른 인기 상품인 삼호어묵 2종을 증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제품의 크기만 키운 대용량 제품들도 있다. SPC삼립은 스테디셀러인 크림빵 출시 60주년을 맞아 6.6배로 크기를 키운 ‘크림대빵’을 선보였다. 26일 오전 기준 이 크림대빵은 CU, GS25 편의점 앱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CU가 2022년 5월 출시한 유사 상품 중량 약 2배 크기인 핫바 득템 3종은 지난해 총 740만개가 팔리며 CU의 PB상품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용량 식품은) 과식을 유도하거나 음식물 쓰레기가 늘어나는 부정적인 측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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