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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 대관 업무조직의 사업 규모와 인력을 30여 명 규모로 대폭 늘린다. 외교전문가들을 그룹 내에 잇따라 영입하면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그룹 해외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확대하고 ‘사업부’급으로 격상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GPO는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일범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조직이다. 숫자를 대폭 늘리면서, 격화하는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정의선 회장의 포석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자동차 생산 능력과 품질만 갖춰서는 안 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국내 완성차 수출과 글로벌 판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전기차 정책과 보조금 규모가 바뀔 수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미중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나갈 필요성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당시 현대차·기아는 애초 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리스 방식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바꿔 위기를 극복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국내 다른 기업보다 외교 전문가 중심의 외부 인력 영입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현재 수장인 김 부사장을 영입했고, 그해 12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자문역으로 위촉임명했다. 최근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 영입도 결정했다.
앞서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사무소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을 지낸 우 전 기획관은 26일부터 현대차 그룹 소속으로 업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