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마법 또 통했다”…일본종합상사 주가 수백퍼센트 뛰어 지분가치 230억달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마법이 일본 주식에도 통했다. 그가 투자한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가가 수백퍼센트 뛰어오르며 일본 증시와 미국 증시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버핏은 일본 증시가 침체돼 있던 2020년 8월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 상사 5곳의 지분을 약 5%씩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26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버핏이 투자를 발표하기 전인 2020년 8월 28일 장 마감 이후 이달까지 3년 6개월 동안 5대 상사의 주가수익률은 최저 185%(이토추)에서 최고 402%(마루베니)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45%)와 일본 닛케이 225 지수(69%)의 상승률을 대폭 상회하는 수익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은 지난 24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해서웨이가 현재 5대 상사의 지분을 약 9%씩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회사에 대한 미실현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80억달러(약 11조원)라고 밝혔다.

그는 2019년 7월 4일부터 약 1년에 걸쳐 이들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린치 샤프인베스트먼트 상무이사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버핏은 일본 상사로 큰 돈을 벌었다”며 “그들 종목은 S&P 500의 수익률을 크게 넘어섰다”고 말했다.

버핏이 5대 상사에 투자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일본 증시는 오랜 늪에 빠져 있었다. 2020년 8월 닛케이 225 지수는 침체 전인 1989년 말 대비 40% 가량 하락한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등 다시 랠리를 벌이고 있다.

5대 상사의 주가도 고공행진하면서 이들 회사에 대한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가치는 22일 기준 230억달러(약 31조원)까지 늘어났다.

버핏은 이들 회사가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매력적인 가격의 발행 주식 수를 줄이고, 이익잉여금을 사용해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5대 상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버핏은 지난해 일본을 방문해 5대 상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후 이들 회사의 지분을 9.9%까지 소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버핏이 이사회의 승인 없이는 투자 대상 기업의 지분 9.9%를 초과해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최대 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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