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피부가 썩고 있어요” 응급실서 울며 사정했지만…5곳서 퇴짜

[JTBC 뉴스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90대 암환자가 나흘간 치료해 줄 응급실을 찾지 못해 고통에 시달린 사연이 알려졌다.

27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전립선암 말기 환자인 A(91) 씨는 지난 13일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피부가 썩고 진물이 나기 시작했다.

A씨는 동네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는 소견에 종합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병원 측은 파업으로 전공의가 부족하다며 진료를 거부했다. 아들은 울면서 병원에 사정을 설명하는 동안 A씨는 들것에 실린 채 20~30분가량 추운 실외에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JTBC 측에 “입구에서 아버지는 춥다고 벌벌 떨고 그러는데 그것도 안 넣어주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이후에도 나흘 동안 대학병원 5곳에서 거부당했다. 닷새 째가 되어서야 대학 병원 한 곳에 입원했지만 현재 의식이 온전치 않은 상황이다.

A씨의 아들은 “최소한의 의사들은 남겨둬야 되지 않나. 다 가면 누가 하나”고 울분을 토했다.

의료 현장에는 A씨처럼 병원을 찾지 못한 환자와 가족들의 구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소방청에 따르면, 구급상황관리센터에는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병원을 찾아달라는 구급대의 요청이 일평균 66건 들어왔다. 이는 지난해 2월 일평균(36건)보다 73.7%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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