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간 기자생활을 끝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세 번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후 국회의장 특별보좌관, 서울시교육청 대변인까지 행정부, 입법부, 지방행정기관에서 근무했던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정치 신인’임을 강조하며 밑바닥에서 유권자들과 만나는 지금의 경험이 매일 새롭다. 4·10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도봉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선 강민석(사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이야기다.

강 예비후보는 지난 27일 서울 도봉구 선거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도봉의 판을 바꾸겠다”며 “새 인물로 새 출발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새 인물’을 강조하는 이유는 조용하면서도 정치에 진심인 도봉을 유권자들의 특성 때문이다. 네 차례의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번갈아 선택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곳이다. 단수공천을 확정받은 국민의힘 후보인 김선동 전 의원은 이 지역에만 다섯 차례 출마해 두 차례 선택을 받았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오기형 의원과 강 예비후보가 2인 경선을 치른다.

강 예비후보는 “힘든 싸움이지만 이길 수 없는 싸움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신상품과 다섯 번째 나온 후보를 고르라면 신상품을 골라주시지 않겠나”라며 “믿을 만한 신상품이면 더욱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공직에 입문했지만 이제 민주당 당원으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선거를 뛰고 있다. 강 예비후보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선거에 이기고,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정권을 만들 수 있다”며 “명문(明文) 정당에서 문명(文明) 통합 후보가 되는 것이 내 목표”라고 밝혔다.

그가 현실 정치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중고등학교, 대학시절 겪었던 군사독재 정권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교묘하고 노골적인 민주주의 퇴행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현 정치를 “법펜칼 독재”라고 진단했다.

공직을 떠나 지난달 23일 민주당에 입당해 한층 더 자유로워진 강 예비후보는 “조폭보다 무서운 것이 검폭이고, 검폭보다 무서운 것이 한폭”이라고 말했다.

‘기호 1번’이 적힌 파란색 선거운동복을 입고 골목길을 걸으면 유권자들이 먼저 다가와 알아보고는 명함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다. 강 예비후보는 “도봉을에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무대였던 쌍문동 골목길이 있다”며 “도봉을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에서도 이겨 판교로 떠난 덕선이네가 다시 이사 오고 싶은 마을로 오게 만드는 것이 제 꿈”이라고 설명했다.

강 예비후보는 “우리 지역 주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집값 저평가로, 문제 해결의 종착은 집값 재평가”라며 “그렇게 되려면 교통 인프라와 강남 8학군 못지않은 교육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