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13일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에 추모 메시지가 써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강남 스쿨존 사망사고' 가해자가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받자 피해자 유족은 "대낮에 음주운전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학교 후문 바로 앞에서 하늘나라로 보낸 자가 고작 5년 형량을 받는 게 진정 정의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유족 측은 "공탁금이 필요하지 않고 용서할 의사가 없다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감형 요소로 고려하는 건, 저 대신 용서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피해자 유족은 29일 대법원 선고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다른 어린이 보호구역 음주 사망 사건에 비해 현저히 적은 형량이 나온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족은 "재판과정을 통해 피해가 구제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치지 않고 벌어지는 음주운전 사망 사건을 보면서 법원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판결을 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가해자가 항소심까지 5억원을 공탁한 것을 두고 "감형요소로 1심, 2심에서 고려된 건 확실하다"며 "그것을 옳지 못하다고 판단하지 못한 게 이번 대법원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가 대형 로펌의 전관 부장판사 출신을 쓴 점, 기습 공탁금을 사용한점 등 모두 금전적인 힘이 작용해 이런 판결이 나온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피해자인 제가 공탁금이 필요하지 않고 용서할 의사가 없다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감형요소로 고려하는 건 저 대신 용서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유족은 "(공탁금은) 가해자가 금전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것"이라며 "정말 잘못된 제도라 생각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제도가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고모(4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