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동조합이 특별성과급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에 나선다. 3월 1일부터 10일까지 생산특근을 거부하고, 공동 시위를 진행키로 했다. 당장 이날로 예정된 휴일 특근부터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전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앞에서 특별성과급 쟁취를 위한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하임봉 지부장을 필두로 5개 지회장이 투쟁 결의를 했다. 또 ‘특별성과급을 지급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도 전달했다.
앞서 기아 노조는 현대차와 특별성과급 관련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을 투쟁 거점으로, 기아는 양재동을 투쟁 거점으로 삼았다. 양측은 총량제로 특근 거부 등을 포함해 생산 타격 투쟁을 벌인다.
일단 양사 노조는 1일부터 10일까지 주말 및 휴일 특근을 모두 거부키로 했다. 당장은 생산 차질이 크지 않겠지만, 누적될 경우 내수 공급을 비롯해 수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긴급 본관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문용문 현대차 지부장은 “창사 이래 최대 성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조합원의 기대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으로 가고 있다”며 “회사가 도발한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 울산 공장 내 수출선적 부두에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현대차·기아 노조가 요구하는 특별성과급은 별도의 추가 포상으로, 노사 임단협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노조와 협상 없이 경영진의 재량으로 결정된다.
2022년과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2022년에는 격려금 400만원을, 작년에는 600만원 규모의 특별성과급(현금 400만원 및 주식)을 제공했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따라서 이번에도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올해부터 이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로 ‘혼란 가중’과 ‘취지 퇴색’을 들었다. 양사는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지난 2년간 성과급 지급 후 발생한 일을 보면 우리 내부는 물론 회사를 둘러싼 대외적인 이슈와 논란이 가중됐다”며 “‘의미 있는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성과급의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연초 특별격려금 지급 시 비판적 국민 정서가 확대될 것”이라며 “대신 2024년 단체교섭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노사 간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만큼 그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노사기획팀은 노조 측의 분노가 거세지자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사측은 “성과 보상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성과 보상 방식을 변경해 최대한 조기에 총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되도록 임금교섭에서 성실히 협의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특근 거부는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외 이미지가 하락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 모두의 피해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도 합산 영업이익(17조529억원)보다 약 10조원 더 많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