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이탈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병원관계자가 환자를 이동시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발생한 의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병원을 동원해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의료기관의 5%에 불과해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학대 방침에 반대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나자 공공병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9일 "지방의료원과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병원은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해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뜻한다. 국립대병원과 시도의료원, 국립의료원 등이 해당한다. 정부 지침에 따라 실제 공공병원들은 평일 야간·주말 진료 등 추가 근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의료체계가 민간·공공 간 비균형이 심각해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공공의료 비중은 병상 수 기준으로 9.6%, 의료기관 기준으로는 5.2%에 불과하다. 이를 최소 20~30% 수준으로 늘리고, 공공병원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좋은공공병원만들이운동본부’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코로나19 때 대다수 감염병 환자를 공공병원이 돌봤는데 숫자가 충분치 못해 재난에 잘 대응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 공공병원은 여력이 없다”며 “그간 공공병원을 방치해오다가 인제 와서 정부와 부탁과 격려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공공병원들은 의사 구인난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당시 진료를 보지 않던 의사들이 병원을 떠났고, 최근 의사 몸값이 높아지면서다. 이에 정부의 의료개혁에 공공의료 강화책이 빠졌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