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발사각으로 라인드라이브 418피트(약 127m) 비거리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을 터뜨렸다.이정후는 29일(미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시범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홈런은 0-2로 뒤진 3회초 2사에서 나왔다. 그는 오른손 투수 라인 넬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가운데 몰린 직구를 공략했다.
초구 몸쪽 직구를 건드렸다가 파울을 쳤지만 이후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 2개를 잘 걸러냈다. 그리고 시속 95.3마일(약 152.4㎞)짜리 직구가 가운데 몰리자 그대로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만들었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홈런 타구 속도는 시속 109.7마일(약 176.5㎞), 발사 각도는 18도, 비거리는 418피트(약 127.4m)였다. 각도는 낮지만 강한 ‘총알 타구’를 만들어 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이에 앞서 선두 타자로 나선 1회초에 2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그는 넬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82마일(약 131.3㎞)짜리 낮은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나는 유인구성 공이었지만, 특유의 감각적인 타격 기술로 안타를 만들었다.
MLB닷컴은 당초 이정후가 친공을 컷패스트볼로 표기했으나 경기 후 커브로 정정했다. 세 번째 타석인 6회 1사에선 바뀐 투수인 우완 조시 그린을 상대로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은 싱킹패스트볼을 건드렸다가 3루 땅볼을 쳐 아웃됐다.
그는 1-2로 뒤진 6회말 수비를 앞두고 대수비로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손맛을 본 건 처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천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는 스프링캠프 초반 가벼운 허리 담 증세에 시달리며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이정후는 지난 27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에 처음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했다. 그리고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첫 2루타, 첫 홈런을 연이어 날리며 주변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500(6타수 3안타)로 치솟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