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조합 프로그램 개발해 1·2등 당첨”…그 말 믿고 2억 건넨 30대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로또복권 번호 조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속여 수억원을 뜯어낸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A(40) 씨는 2019년 12월 SNS를 통해 B(32) 씨를 알게 됐다.

자신이 올린 고가의 외제 차량 사진을 보고 연락한 B씨에게 외제 차 매수 상담을 해주며 친분을 쌓았다.

이어 B씨에게 로또복권 1·2등이 당첨된 영수증이 들어있는 상자를 보여주며 "로또복권 번호를 조합해 당첨된 것이다. 이렇게 번 돈으로 아파트도 사고 외제 차도 구입한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로또복권 분석 사이트를 통해 당첨 가능성이 큰 번호 조합을 생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투자를 받아 복권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투자액 비율만큼 당첨금을 나누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그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실이 없다. 게다가 로또 1·2등에 당첨된 적도 없었다.

A씨는 B씨로부터 로또복권 공동자금 구입 명목으로 2019년 12월26일 500만원을 송금받는 등 2020년 4월21일까지 19차례에 걸쳐 2억3800만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등에 당첨됐다면서 3000만원을 지급했다가 로또 구입비 명목으로 다시 받아 가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3등에 2번 당첨된 것이 유일했다.

B씨의 신뢰를 얻어 더 많은 금액을 편취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박숙희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받은 돈을 모두 로또를 구입하는 데 써 편취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대로라면 투자자들로부터 매주 1억5000만원을 투자받아 로또 복권 구입에 사용했다는 것인데, 1인당 로또복권 구매 제한 금액이 10만원이므로 대전 시내 201개 로또 판매점에서 1500개의 로또 복권을 매주 구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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