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WD 합병 동의 압박?…SK하이닉스 “韓 정부 설득 사실 무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의 합병 작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에 SK하이닉스가 동의하도록 한국 정부가 미국·일본 정부 당국자들과 설득에 나섰다고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SK하이닉스가 “사실이 아니다”며 공식 부인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4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한국 정부의 압박이나 설득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면서 “잘못된 내용으로 국내에서 인용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10월 합병 작업을 추진했다가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중단한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달 23일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이르면 올해 4월 반도체 부문 경영통합 협상을 재개한다고 보도하면서 키옥시아 최대주주인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베인캐피털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니시무라 야스토시 당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한국 정부 등이 함께 설득했지만 SK 측은 찬성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약 4조원을 간접 투자한 상태여서 양사 합병에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점유율은 각각 16.9%, 14.5%로 3위와 4위에 올라 있다. 1위 삼성전자(31.4%), 2위 SK하이닉스(20.2%)의 뒤를 잇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달 19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 후 취재진에게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며 “우리가 투자자 입장에서 자산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측면에서 그대로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협력에 대해서는 언제든 오픈돼 있다”며 “우리와 키옥시아 간 윈윈을 위해 협력할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고민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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