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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12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3호 영입 인재인 류삼영 전 총경에게 당 점퍼를 선물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경찰 고위직 출신들이 국회의원에 대거 도전한다. 4·10 국회의원 선거(총선)까지 한 달여 남은 5일 현재, 다수 지역구에선 여야 대진표가 확정되는 등 선거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선에서 이겨 당 후보로 확정 지어졌거나 경선을 앞두고 있는 경찰 출신 인원은 약 16명에 이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경찰 출신 의원이 역대 최다인 9명 배출된 데 이어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경찰 출신 인사들이 다수 당선될지 주목된다.
울산중부서장을 지낸 류삼영 전 총경은 지난 2일 서울 동작을에 더불어민주당 전략 공천을 확정받았다. 류 후보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하다 징계를 받고 사직, 이후 민주당의 3호 영입인재로 발탁됐다.
류 후보는 동작을에서 국민의힘 4선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과 맞붙게 된다. 당초 동작을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도 거론됐으나 내부 여론조사 결과 나 전 의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재검토된 것으로 전해진다.
류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총경 회의를 주도하다 좌천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지은 전 총경도 서울 마포갑에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 후보는 마포 홍익지구대장, 광진 화양지구대장(경정)으로 근무하다 곧바로 총경으로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맞붙게 된다. 다만 마포갑은 현역 의원인 노웅래 의원이 전략 지역 지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한동안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차장 출신의 임호선 전 치안정감도 현 지역구인 충북 중부3군(증평·진천·음성)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단수공천 신청자였던 임 의원은 지난달 22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장 출신이자 19~20대 국회의원과 충북도당위원장 등을 지낸 경대수 후보를 후보로 냈다. 21대 총선에 이은 ‘리턴 매치’이자 검경 대결이 펼쳐진다.
대구 달서을에 단수공천된 윤재옥(전 경기청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경찰대 1기 졸업생이다. 경찰대 수석 입학과 수석 졸업으로도 유명하다. 19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21대 국회까지 내리 3선을 역임했다. 윤 후보는 달서을에서 김성태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과 맞붙게 된다.
이만희(전 경기청장·경찰대2기)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도 경북 영천청도에 단수공천을 받아 후보로 나선다. 경북 영천청도에는 민주당측 후보가 미정인 상태다.
윤소식 전 대전청장은 국민의힘 대전유성갑 후보로 출마한다. 경찰대 5기인 윤 후보는 지난해 8월 명예퇴직했다. 윤 후보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과 대결을 펼치게 됐다.
모든 경찰 출신들이 경선 문턱을 넘은 것은 아니다. 김용판 전 서울청장은 국민의힘 대구 달서병 경선을 넘지 못했고, 이상률 전 경남청장도 국민의힘 김해을 후보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에서 조해진 의원을 우선공천하면서 밀렸다.
민주당에서도 노승일 전 충남청장이 충주 출마를 원했지만 경선에서 떨어졌고, 원경환 전 서울청장도 경선에서 밀렸다.
공무원인 경찰 출신의 정치권 러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특히 검사 출신의 대통령이 하나의 ‘신호’가 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대통령도 검찰 출신인데다, 경찰이 하는 일과 검찰이 하는 일이 특별히 다를 게 없는 공무원이라는 측면에서 일종의 방향성이 생긴것 같다”고 해석했다.
다만, 경찰 출신 의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경찰 조직 발전에 힘이 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출신의 의원이 많아진다고 해서)경찰 조직엔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며 “출마한 이들은 개인적 목적에서 나간 것이다. 검사, 법조인 출신이 많아졌다고 법무부가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게 없었듯 전혀 상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도 “류삼영, 이지은 전 총경은 이번 정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면서 영입인사가 된 인물인데, 막상 정치인이 되고 나면 경찰 조직의 미래나 발전보다는 소속 정당의 목전에 있는 이슈에 매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