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이상지질혈증 위험 상승
다음날 허기짐도 더 크게 느껴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배달 앱 사용과 편의점 간편식 출시가 활발해지면서 야식 섭취가 보다 편리해졌다. 하지만 의학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 발생을 경고하고 있다. 야식증후군은 저녁을 먹은 후에도 밤에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 패턴이 3개월 이상 지속된 상태를 말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야식 섭취가 심장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식사 시간과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기에 해당 연구는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린 프랑스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평균연령 42세 성인 10만3000명을 대상으로 식사 시간을 분석한 결과, 오전 9시 이후 첫 식사를 하고, 오후 9시가 지나서 음식을 먹는 식습관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그 연관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동안 발표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식사 시간은 혈압, 신진대사, 호르몬 분비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는 습관이 비만,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동맥경화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과도 관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아침을 거르는 대신, 오전 9시 이전에 식사를 하고, 너무 늦은 저녁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이로운 식사법”이라고 덧붙였다.
야식과 관련된 최근 연구 중에는 흥미로운 논문이 또 있다. 배부르게 야식을 먹었음에도 다음날에는 오히려 배가 더 고파진다는 연구결과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비만인을 대상으로 야식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4일간 야식을 먹은 그룹은 먹지 않은 그룹보다 다음날 기상 후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수치가 평균 16% 낮았다. 렙틴 수치가 줄어들면 포만감이 떨어져 허기짐을 더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는 평균 34% 높았다. 연구진은 “밤늦게 먹을수록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다음날 배고픔을 더 크게 느껴 많이 먹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야식은 수면을 방해해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기름진 고칼로리 야식일수록 밤새 위장이 ‘야간 근무’를 서기 때문이다. 소화에 힘을 쓰느라 수면 시간에 진행되는 몸의 회복도 어려워진다. 야식 후 잠들면 위산 역류로 인한 역류성 식도염 위험 또는 기능성 위장장애 위험도 커진다.
물론 체중과 뱃살도 늘어난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에 달했다. 특히 성인 남성의 비만율은 49.2%로 2명 중 1명이 비만 상태다. 대한비만학회측은 폭음과 야식 배달 음식 섭취 등이 복부비만 증가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