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남 김동선(사진)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자사 지분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법인 신설 1주년을 앞둔 한화갤러리아가 독자 경영에 박차를 간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총 5만2000주를 사들여 지분 1.77%를 확보했다. 총 7762만3000원어치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3월 31일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 되며 신규 상장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상장 직후인 지난해 4월 보통주 5만주(지분율 0.03%)를 장내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보유 지분을 늘려오고 있다.
김 부사장은 꾸준한 지분 확보 끝에 지난해 12월 한화갤러리아 2대 주주로 올랐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최대 주주는 한화(36.15%)다. 이어 김 부사장(1.78%), 한화솔루션(1.37%), 북일학원(0.15%) 등 순이다. 북일학원은 한화그룹 창업주 고 김종희 회장이 세운 학교법인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지분 확대는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에서도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그는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을 겸하며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 자리에 오르며 그룹 내 역할이 추가됐다.
지난해 3분기 한화갤러리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5%(1265억원) 줄어든 12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77억원) 감소한 20억원에 머무르며 백화점 업계 불황을 실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 인적 분할 과정에서 각종 수수료 부담이 증가한 게 영업이익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고메이494’, ‘비노갤러리아’ 등 미래 먹거리 발굴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에서 추진한 대표적 사업인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3분기 매출 35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신사업 발굴에 연착륙했다.
식품과 로봇을 결합한 신사업도 꾸준하다. 최근 한화푸드테크는 미국 법인 한화푸드테크글로벌을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스텔라피자는 세계적인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에서 로켓·위성용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던 벤슨 차이가 3년의 준비 끝에 창업한 회사다. 이번 인수 역시 김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 한화푸드테크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미국 현지를 오가며 공을 들인 끝에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