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크로아티아 흐르바츠카의 새로운 비상

아드리아해 북쪽 해안선 1778㎞에 있는 매우 낯익은 이름. 한때 많은 한국 관광객으로 몸살 날 만큼 인기를 끌며 현지어로 흐르바츠카(Hrvatska)라고 불리는 크로아티아는 새로운 비상을 위한 힘찬 날갯짓에 들어갔다.

2023년 1월 1일은 크로아티아가 1991년 독립을 선포한 이래로 가장 뜻깊은 날이었다. 유로존 회원국이 되면서 공식 통화로 유로화를 사용하게 됐고, 유럽 26개국과 상호 국경을 개방하게 됐다. 정부는 이를 경제발전의 안정적인 토양으로 삼고자 산업 전 분야에 걸친 리모델링작업에 착수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리예카(Rijeka)항만 개발이다.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 ‘아드리아해’에 있는 리예카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세계 빅2 해운선사 일원인 머스크(Maersk)와 함께 항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총 3억8000만유로(약 5500억원) 규모로 오는 2025년에 1단계 준공을 마칠 경우 연간 컨테이너물동량 100만TEU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오는 2030년에는 2단계 준공까지 마무리하면서 컨테이너물동량을 최대 150만TEU까지 확대한다. 인근 국가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상업항구 코페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리 정부도 후속 사업 연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항만공사와 리예카항만청이 항만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서 12월에는 리예카항에서 18㎞ 떨어진 마툴리(Matulji) 지역 내륙터미널사업 타당성 조사에 대한민국 해외항만개발협력지원센터가 뛰어들었다.

리예카 항만 개발은 각국의 다국적 기업에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리예카항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철도·도로 인프라 구축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인근 동유럽 배후지로의 원활한 물류 이동을 위해서다. 현재까지 교통 인프라에 투입된 자금은 총 35억유로로, 2030년까지 최대 60억유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이 회원국 크로아티아의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제공한 총 58억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RRF) 중 상당한 액수도 물류 인프라 개선에 투입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물류통로인 헝가리 향발 회랑, 아드리아해~이오니아해 회랑 등 주요 도로와 낙후된 주요 철도 개선을 도모한다.

최근 현지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아직 아시아 자본의 투자는 미비하다.

중국은 2023년 10월에 투자한 아드리아해 북부 세니지역에 풍력단지에 약 2억유로를 투자, 총 156㎽의 전력을 생산하기로 했다.

일본은 지난 2022년 초에 니프로에서 현지 의약품용 유리 앰플 제조사인 피라미다를 인수했다. 하지만 물류 분야 투자로 보기는 어렵다.

크로아티아는 우리나라와 지난 1992년 수교했지만 아직 양국 간 교역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크로아티아는 EU의 27번째 막내 가입 국가로서 앞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동유럽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우리 기업에 크로아티아가 동유럽의 중요한 관문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윤태웅 코트라 자그레브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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