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3000달러대 후반 수준까지 다시 올랐다.

이에 따라 2022년 원화가치 하락과 함께 20년 만에 추월당했던 대만의 1인당 GNI를 다시 따돌렸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3745달러로 2022년(3만2886달러)보다 2.6%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4405만1000원으로 1년 전(4248만7000원)보다 3.7% 많았다.

지난해 명목 GDP가 원화 기준 2236조3000억원, 달러 기준 1조7131억달러로 전년보다 각 3.4%, 2.4% 성장한 데다, 2022년과 비교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 덕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3만달러대에 들어선 뒤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04달러) 2년 연속 뒤로 물러났다.

2021년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고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살아나면서 3만5523달러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2022년 1년만에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1인당 GNI도 7.4%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환율이 강세를 보인 대만에 1인당 GNI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올해는 이 상황이 뒤집혔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대만 통계청에서 지난달 29일 발표한 1인당 GNI는 3만3299달러로 우리나라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대만 환율이 약세를 나타내고, 우리나라는 안정세를 나타낸 것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GDP디플레이터는 2022년보다 2.1%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1.4%로, 4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 0.6%)에도 변화가 없었다.

다만 부문별 성장률이 수정됐는데, 4분기 건설투자(-4.5%)는 속보치보다 0.3%포인트 낮아진 반면 수출(3.5%), 수입(1.4%), 설비투자(3.3%)는 각 0.9%포인트, 0.4%포인트, 0.3%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1.2% ▷ 서비스업 0.8% ▷ 건설업 -3.8%▷ 농림어업 -6.7% 등으로 집계됐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