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AI 도입으로 청년 고용 줄고 전문대졸 이상 임금 감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이후 청년층과 전문대졸 이상 근로자의 고용이 줄고 임금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5일 한국은행과 KDI가 공동으로 개최한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 팀장은 기업 단위 패널데이터와 지역 노동시장 단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기술 도입과 인공지능 영향 정도에 따른 고용·임금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AI 도입과 영향력 확대에 따라 노동시장 전체적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다만 연령·학력·직업별로는 결과가 달랐다. 남성은 청년층이라고 할 수 있는 15~29세에서 고용이 감소했다. 30~44세에선 임금이 줄었다. 여성도 15~29세에서 고용이 감소했고 임금도 줄었다.

학력별로 보면 남성은 전문대졸 이상에서 고용 또는 임금이 감소했다. 여성도 전문대졸 이상에서 임금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청년층과 전문대졸 이상을 중심으로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남녀 모두 전문직 고용이 증가했다. 반면 단순노무·서비스직 고용은 감소했다. 남성은 서비스직·판매직에서, 여성은 서비스직·사무직 등에서 임금도 감소했다. AI가 중간숙련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 팀장은 AI가 이미 일자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런 방향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사회 안전망 강화와 함께 청년 일자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미나에서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확대가 청년층 인구 감소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노동시장에서 고령층과 청년층이 서로 매우 다른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일자리의 직무 구성에 따라 두 집단의 고용 대체 가능성이 상이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령층이 실직 후 재취업 과정에서 겪는 급격한 직무 변화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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