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의 과일 판매대.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 주부 A 씨는 얼마 전 과일을 먹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시장에 갔다가 빈 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사과는 3개에 1만5000원(낱개가 아닌 3개 묶음으로 판매), 배는 1개에 6000원 등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싸게 산다고 전통시장까지 갔는데…"라고 허탈해 했다.
과일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신선과실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1.2%나 올랐다. 1991년 9월 43.9% 오른 뒤로 32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71.0% 올랐다. 사과가 비싸 귤로 대신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싼 과일의 대명사인 귤도 78.1%나 뛰었다.
신선채소도 12.3%나 오르는 등 농산물 물가가 20.9%나 폭등했다.
특히 최근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사과 소매가는 10개당 2만9467원, 배는 4만2127원으로 한 달 전보다 8.45%, 20.2% 각각 상승했다. 2월 초까지만 해도 평년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었는데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과일 가격이 낮았던 기저효과에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이달에도 농산물 가격은 높은 상황이라 물가 상승 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는 사과·배 비정형과 810톤을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농협과 APC 저장물량은 오는 6월까지 분산 출하할 계획이다. 또 바나나, 파인애플, 자몽 등 대체 과일 수입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