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월가의 전문가들은 금 랠리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오른 온스당 2126.30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100달러를 넘어섰다. 금 현물도 온스당 2129달러까지 올랐다.
이로써 금값은 2개월여 만의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가격으로 보면 금이 과거 최고점을 한참 밑돌고 있다고 지적한다.
5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보고서에서 “금이 하반기에 온스당 평균 2300달러를 기록할 확률이 25%”라며 “중기적인 금 강세장”이라고 전망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온스당 평균 2150달러지만 특수(와일드카드) 시나리오에서는 향후 12~16개월 동안 3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씨티는 금을 선진 시장의 “불황 헤지(위험 회피)”로 평가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 시장에 점점 더 순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애널리스트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금에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금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 상품과 괴리를 보였던 금 연계 주식도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동안 미국의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금과 연계 주식을 억눌러 왔지만, 기준금리가 인하되거나 경제가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는 금이 안전한 피난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 금값이 치솟은 것도 연준의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욱 확고해진 영향이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6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55%로 반영하고 있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의 전략가들은 5일 “연준의 정책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금 가격 전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장은 거시적 동인과 지정학적 이벤트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따라 금 가격은 몇 달간 변동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