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블룸버그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국으로 인도가 예정됐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재심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인도국이 뒤바뀔 가능성이 발생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5일(현지시간) 권도형 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으로 돌려보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고,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권씨의 변호인인 로디치 변호사는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의 결정에 항소하며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명령한 결정은 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몬테네그로 정부가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각 요청을 받은 날짜와 권씨의 국적 등을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씨 역시 자신이 나고 자랐으며 시민권과 가족이 있는 한국에 인도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디치 변호사는“범죄인 인도에 관한 법과 국제 조약들은 그가 한국으로 인도되는 쪽을 지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권씨는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이후 현지에서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외고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권 대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를 거쳐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와 테라 코인은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기며 급격하게 불어났다. 덩달아 30대인 권 대표도 유명인사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면서 수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