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요한 시장 63%→53%” 식어가는 유럽 기업 시선…최대 원인은? [비즈360]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유럽 기업들은 한국의 법·제도 환경과 불투명한 정책결정 등으로 인해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23RF]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정부가 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여전히 기업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법·제도 환경과 일정한 기준 없이 오락가락하는 정책 등을 부정적인 요소로 꼽으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6일 12개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들과 함께 발표한 ‘2023/24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 CEO들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평가는 비중이 2021년 63%에서 최근 53%로 1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59%에 비해서도 떨어져 갈수록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는 유럽 CEO들의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요인으로 한국 정부의 규제 개혁에 대한 유럽 기업들의 기대치가 1년 전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172개 유럽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 정부가 향후 유의미한 규제 개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단 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13%, 2022년 19%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44%로 집계돼 전년도 28%에 비해 급증했다. 규제 개혁에 대한 주한 유럽기업들의 기대감이 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유럽 기업 CEO들은 가장 불만을 느끼는 요소로 입법 과정과 자의적인 정책 집행, 불투명한 정책 등을 꼽았다. 특히 우리나라 입법환경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53%에 달했다. “만족한다”는 답변은 5%에 그쳤다.

또한, 정책결정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43%로 집계돼 “만족한다”(9%)는 답변을 압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14일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들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아울러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 집행에 대해서도 일관성 없이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지적하며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45%로 나타났다. 특히 “매우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10%에 달할 만큼 유럽 기업들은 일정한 기준 없이 오락가락하는 한국 정부의 규제 기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외국계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외국인 CEO들이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크게 놀라는 점이 바로 정책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가 너무 쉽게 변하다보니 사업 방향을 가늠할 수 없어 가장 큰 고충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 기업 CEO들은 향후 2년 간의 비즈니스 전망을 묻는 질문에 27%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26%는 부정적이라고 답해 양쪽 의견이 팽팽히 나뉘었다. 앞서 2022년 조사 결과에선 각각 24%와 28%의 결과가 나왔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22일부터 3주간 진행됐으며 한독상공회의소, 영국상공회의소, 벨기에-한국 비즈니스 포럼, 한불상공회의소, 주한스페인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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