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수장 선임 ‘안갯속’…주총서 표 대결로 결판날듯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 후보. [KT&G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KT&G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핵심 안건은 대표이사 사장과 사외이사 선임이다. 대표이사 사장 후보에는 방경만 KT&G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이, 사외이사 후보에는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 판사 출신인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현 FCP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방 후보와 임 후보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반면, 나머지 다른 2명은 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의 주주제안으로 후보에 올랐다.

관건은 이번 주총에서 ‘통합집중투표’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통합집중투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이사 후보자 중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주주는 보유 주식수의 2배에 달하는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이를 여러 후보에게 분산하거나 모두 한 후보에게 행사할 수 있다. 투표 결과 상위 득표자 2인이 이사로 선임된다.

통합집중투표는 앞서 FCP가 제안했고, KT&G 이사회가 받아들였다.

업계에서는 KT&G 1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손동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고 방경만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은행이 방 사장 선임에 사실상 반대표를 던지는 셈이다. FCP도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양측이 연합전선을 구축한 모양새다.

손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기업은행과 FCP가 KT&G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하게 된다.

변수는 KT&G 지분 6.2%를 보유한 국민연금 움직임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KT&G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꾸면서 주주권 행사를 예고했다. 만약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으로 후보에 오른 사외이사에게 몰표를 던지면 방 후보의 사장 선임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KT&G 이사회는 주총 안건을 설명하면서 방경만 사장과 임민규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하고,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사회는 “통합집중투표는 소수 주주권 보호 차원의 결정”이라면서도 “다만 이로 인해 대표이사 사장 선임이 집중투표에 따라 결정되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경영 혼란을 방지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주주 여러분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건에 대한 찬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KT&G 이사회 추천 사외이사 선임 건에 찬성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는 정관 개정도 안건에 오른다.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이사 추천·해임 건의권을 사장에서 이사회로 이관하도록 하는 조항이 마련된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서 현직 사장을 제외하고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전원을 사외외사로 변경하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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