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우리나라 광·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 광·제조업 분야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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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구조 유지 산업 추이 [공정거래위원회] |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이 광업·제조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액 기준 48.8%로, 지난 2020년 조사의 45.9%에서 2.9%포인트 증가했다.
광업·제조업에서의 대기업 출하액 비중은 2018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21년부터 상승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2021년 들어 회복하는 과정에서 기업 규모 간 속도 차이가 있었던 점이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상위 5대 기업집단(삼성·현대차·SK·LG·롯데)의 출하액 비중은 전체의 30.2%를 차지했다. 이는 6~76대 기업집단(18.6%)의 약 1.6배 수준이다.
개별 시장의 집중도는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추세였지만, 출하액 규모가 큰 기업과 산업의 집중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2021년 기준 광·제조업의 단순평균 CR3(상위 3개 사업자 시장점유율 합계)는 41.7%로 2020년보다(41.9%) 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단순평균 HHI(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의 시장점유율 제곱의 합계)도 같은 기간 1298에서 1288로 10포인트 줄었다. 반면 산업 규모에 가중치를 두고 산정한 가중평균 CR3는 2020년 50.0%에서 2021년 51.3%로 증가했다. 가중평균 HHI 또한 1790에서 1851로 올랐다.
공정위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된 것이 가중평균값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시장 구조가 과거보다 악화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기준으로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제조업 등 52개 업종으로 직전 조사보다 1개 늘었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5년(이번 조사에서는 2017∼2021년) 연속으로 1개 사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을 말한다.
메모리용 전자 집적회로 제조업, 승용차 및 기타 여객용 자동차 제조업, 액정 표시장치 제조업 등 39개 산업은 2011년 이후 5회 연속 독과점 유지산업으로 분류됐다.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은 전반적으로 평균출하액과 내수집중도, 해외개방도는 높은 반면에 연구·개발(R&D)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과점 유지 산업의 R&D 비율(산업별 연구개발비를 총출하액으로 나눈 값)은 1.1%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치(1.3%)보다 낮았다. 항공기, 반도체, LCD 제조업 등의 산업은 연구개발 비율이 평균치를 상회(4.0∼8.3%)했지만, 소주·맥주 등 주류산업과 설탕 제조업 등은 연구개발 비율이 0.1%를 밑돌아 산업별로 편차가 컸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 마련이 필요한 분야와 시장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부분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