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로고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구글에서 근무하며 인공지능(AI) 기술을 중국 회사에 몰래 넘긴 중국인 엔지니어가 미국에서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린웨이 딩 전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구글의 AI 기술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캘리포니아주 뉴어크에서 체포된 중국 국적의 딩은 4건의 영업비밀 절도 혐의를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부터 구글 슈퍼컴퓨팅 데이터 센터에 근무한 딩은 2년 전부터 자신의 구글 클라우드 계정으로 각종 기밀 정보를 빼돌렸다. 검찰은 그가 중국으로 유출한 기밀 문서만 50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딩이 빼돌린 기술은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는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관련 정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가 기술을 빼돌린 지 한 달 만에 중국 기술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 자리를 제안 받았고, 중국으로 건너가 투자를 받으려 했다고 밝혔다.
딩은 지난해 12월 구글에서 퇴사한지 3일 만에 중국 회사의 CEO가 됐다. 이 소식을 들은 구글 관계자가 기술 유출을 의심하며 구글 자체 조사를 통해 그의 범죄 행각을 밝혔다.
CEO가 된 딩은 “우리는 구글 기술을 복제하고 향상시키기만 하면 된다”고 직원들에게 말하는 ‘간 큰 행보’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호세 카스타네다 구글 대변인은 “구글은 상업 기밀 정보와 영업 비밀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이 직원이 수많은 문서를 훔친 것을 발견했고 우리는 신속하게 사건을 법 집행 기관에 회부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미국 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변호사 협회 회의에서 공개됐다. 회의에서는 미국 내 경제 스파이 문제에 대한 법무부 관계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성명에서 “오늘 공개된 사건은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미국의 혁신 기술을 훔치려는 가장 최근 사례”라며 “미국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과 영업비밀을 도난당하는 상황은 일자리를 없앨 수도 있고, 엄청난 경제적, 국가 안보적 손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리사 모나코 미국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행정부는 AI에 대한 수사 집행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고 발표한 후 기소한 첫 사례다.
미 검찰은 애플의 자율주행 프로젝트에서 영업 기밀을 빼돌려 중국 기업에 취업한 애플 엔지니어 3명 등 최근 몇 년간 중국과 관련된 지적 재산권 절도 사건에 대해 여러 건의 기소를 진행한 바 있다.
미국은 기술 유출을 사실상 간첩죄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스파이법(EEA)과 영업비밀보호법(DTSA)에 따라 경제 스파이로 간주될 경우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달러 이하 벌금에 처한다. 영업 비밀 민사사건도 영업 비밀 형사사건처럼 연방법원에 바로 제소할 수 있는 등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