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헤일리 지지자에 ‘구애’..중도 표심은 어디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사퇴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하차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지지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헤일리 지지층인 중도층의 표심이 대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화당에서 유일한 ‘트럼프 대항마’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중도보수층의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했지만 트럼프 대세를 역전시키지 못했다. 그는 사퇴를 발표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은 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누구에게 투표할지가 관건으로 부상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퀴니피악대의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헤일리를 지지하는 공화당과 공화당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 중 약 절반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12%는 기권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며,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지금은 누구에게 표를 던져야 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톰김(61) 콜로라도주 공화당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며 “지지를 철회한 이후로 단 한 번도 뒤돌아본 적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에게는 환멸을 느끼지만 그래도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도 있다. 리치몬드주 공화당원인 미키 스타우트(80)는 “트럼프는 굉장히 비이성적이고 무섭다. 그가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바이든도 마찬가지다”면서 “둘 중 한명을 선택한다면 그래도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사의 선언을 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도보수층 사로잡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해왔다”며 “나의 선거 캠페인에는 그들(헤일리 지지자)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손을 내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혼란을 몰고 다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트럼프에게 그녀는 진실을 말해왔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용기를 치켜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슈퍼 화요일을 만들어준 가족,친구, 공화당에 감사하다”며 “헤일리 지지자들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운동에 동참하도록 초청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적이고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선 슬로건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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