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드·상업부동산대출 연체 10년래 최고…“제2의 SVB 터질라”

[Adobe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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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미국 은행권을 뒤흔든 뒤 1년이 지났지만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부실 우려는 여전하다는 감독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해 4분기 미국 부실 은행이 3분기보다 8개(18%) 늘어난 52개로 파악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SVB 사태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FDIC는 신용카드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연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거의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계속되는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 지속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시장 금리의 변동성, 일부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 위험 대두는 은행 산업에 상당한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FDIC는 부실 은행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FT는 데이터를 보면 명단에 있는 은행들이 중소형 은행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부실 은행 명단에 오른 모든 은행의 자산 총액은 660억달러로 전체 은행권의 약 0.2%에 불과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우려를 촉발한 뉴욕커뮤니티은행(NYCB)도 미국 일부 은행들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NYCB는 자산 1000억달러 이상의 중형 은행으로 FDIC 부실 은행 명단에 없었지만 지난 1월 31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예상치 못한 손실을 기록하면서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됐다. 이후 한 달 새 8조원에 가까운 예금이 빠져나갔으며 주가는 폭락했다.

경영난을 겪던 NYCB는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리버티스트래티직캐피털 등 투자자 그룹으로부터 총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

므누신 전 장관을 비롯한 4명은 이사회에 신규 멤버로 참여하며 이 가운데 조셉 오팅 전 미국 통화감사원장이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고 은행 측은 밝혔다.

NYCB의 새 경영진들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은행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대출에서 벗어나 대출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팅 CEO는 “다각화 목표는 경기 변동 가운데 은행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거의 밝히지 않았다. 이어 “전환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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