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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금호석유화학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자사주 처분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회사 정책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박철완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차파트너스의 일방적인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 받은 차파트너스는 ▷자사주 전량 소각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간 경영권 분쟁은 무관하다”며 소액주주 권리를 높이기 위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는 사실상 박철완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과거 다른 회사를 대상으로 한 주주제안 당시 차파트너스는 대상 회사들의 지분 1~3%를 보유함으로써 주주제안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과 관련해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기준 금호석유화학 주식 7000여주만 보유하고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는 박철완 전 상무와의 공동보유계약을 통해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아 주주제안한 점을 고려할 때 전체 주주가 아닌 박철완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1년 금호석유화학과 OCI가 합작 법인 설립에 따른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진행했던 자사주 교환에 대해서도 차파트너스는 박철완 전 상무가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게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사주 전량 소각 요구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이뤄지면) 주가 부양을 보장할 수 없다”며 “섣부른 자사주 처분은 향후 재무적 유동성이 필요한 시점에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없는 리스크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6일에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3년간 기존 보유 자기주식의 50%(보통주 262만4417주)를 분할 소각, 이 중 보통주 87만5000주를 20일 소각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기에 따른 회사 재무 건전성 약화에 대비하기 위해 나머지 50%의 자사주를 보유함으로써 향후 자본 조달의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가치에 더욱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는 차파트너스 주장은 회사 정책 본질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단 한 차례도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한 적이 없고 향후에도 이를 목적으로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