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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영등포구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에서 고령층 소비자들이 패션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석준 기자 |
고령층이 ‘온라인·모바일 쇼핑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란 편견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진 이들은 주체적으로 쇼핑에 나서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액티브 시니어’는 더 능숙하다. 건강식품부터 여행상품·가전제품까지 온라인 e-커머스를 통한 구매 품목도 예전보다 다양해졌다.
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G마켓, 티몬, 옥션 등 주요 쇼핑 애플리케이션에서 60대 회원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증가했다. 쿠팡의 60대 이상 비중은 3.74%에서 4.34%로, G마켓은 2.91%에서 3.55%로, 티몬은 2.17%에서 2.64%로 각각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은퇴 이후에도 ‘현역’이고 싶은 액티브 시니어가 스스로 ‘핵심 고객’을 자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1년 시니어인사이트랩 조사를 살펴보면 고령층 10명 중 7명(68.5%)이 ‘나를 위한 시간과 돈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액티브 시니어는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세대라 새로운 플랫폼을 학습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경제적 여유를 가진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은 앞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마켓의 경우 지난해 50~70대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객단가(한 사람이 사는 상품의 총금액)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14% 증가했다. 11번가도 고령층 고객의 소비가 늘었다. 지난해 60~70대 고객의 거래액 규모는 2019년에 비해 25% 늘었다. 고객 수도 44% 증가했다. 티몬 역시 60대 이상의 올해 1~2월 매출액이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6% 폭증했다.
액티브 시니어가 온라인 e-커머스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건 식품이다. 실제 G마켓 조사에 따르면 50~70대가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산 제품군 10개 중 8개가 식품이었다. 수위를 살펴보면 1위를 차지한 과자·간식 등 가공식품에 이어 건강용품과 건강식품이 뒤를 이었다. 신선식품 구매액이 2019년에 비해 90%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11번가 역시 60~70대가 구매한 품목 10개 중 8개가 식품이었다.
가격 부담이 컸던 여행상품과 가전도 온라인으로 접하는 비중이 커졌다. G마켓의 경우 가전제품의 구매객단가는 2019년보다 평균 46%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여행·항공권’ 구매객단가는 56%나 뛰었다. 티몬도 비슷하다.
온라인 쇼핑의 ‘속도’와 ‘편의’도 이제 익숙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11번가의 ‘슈팅배송’ 중 6070세대의 결제 거래액은 30% 늘었다. 슈팅배송 회원 수는 이 기간 20% 늘었다. 월회비나 최소 주문금액 없이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에 많은 고령층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스마트기기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구매 상품이 다양해졌고, 거래액 증가도 두드러졌다”며 “액티브 시니어를 핵심고객으로 설정하고 배송 경쟁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키우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