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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 전시장 모습. [코리아세븐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휴게음식점을 따려면 다음 단계를 따라야 합니다. 1. 위생교육 수료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앱)에 ‘휴게음식점 따려면 어떻게 해’라고 입력하자 세븐일레븐 AI-FC(인공지능 영업관리자)가 휴게음식점을 취득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설명한다. 아래 버튼을 누르자 구체적인 내용이 적힌 매뉴얼도 뜬다. 고령의 편의점주를 위해 글씨 크기를 선택할 수 있고, 오타를 내더라도 맥락을 파악해 대답했다. 음성인식 기능까지 구비했다.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에서는 세븐일레븐이 지향하는 미래형 편의점을 엿볼 수 있었다.
AI-FC는 세븐일레븐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 AI 기반 챗봇이다. 가맹점주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궁금한 것을 영업관리자 대신 답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챗봇 서비스는 시나리오에 바탕을 둬 접근성이 낮았다. 예컨대 세븐카페 청소 방법이 궁금하면 기존에는 ‘차별화 기기’, ‘세븐카페’, ‘청소’ 같이 3단계에 걸쳐 선택해야 했다. 이와 달리 AI-FC는 FC에게 물어보듯 ‘카페 세븐 청소 어떻게 해?’라고 물으면 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윤호 코리아세븐 DT혁신팀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며 “서비스를 고도화해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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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AI-FC’와 대화하는 모습. 김벼리 기자 |
세븐일레븐은 상반기 중 ‘전자영수증’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매장 계산대에 있는 NFC 태그와 앱을 연동해 영수증을 핸드폰에 보관하는 서비스다. 종이 영수증 발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영수증을 안전하고 편하게 보관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쉽게 영수증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매장 주변 상권 분석을 세부적으로 제공하는 ‘우리 점포 맞춤 지도서’도 연내 적용한다. 특히 롯데멤버스에서 받은 데이터를 추가해 상권 분석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 팀장은 “같은 역세권 또는 주택가 상권이라고 해도 고객 정보와 판매 정보를 보면 전혀 다른데 이를 점포 크기, 도로 통행량 등 세분화한 것”이라며 “1년 단위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그룹에 있는 우수한 점포와 비교하는 서비스도 구축했다. 우수한 점포에서 잘 팔리는 상품 중에 우리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상품이나, 반대로 우리 매장에서 부진한 상품들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식이다.
세븐일레븐의 이런 전략은 GS25, CU 등 편의점 업계의 디지털 혁신에 따른 대응 차원이다.
앞서 GS25는 AI 기반의 빅데이터로 상품 추천, 최적의 매대 진열, 수요 예측 발주량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AI 전문가가 점포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반기 전국 매장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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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CU’ 홍보 이미지. [BGF리테일 제공] |
GS25는 또 가맹점의 자율 주도 운영과 영업 관리자(OFC) 컨설팅 역량 강화, 점포 관리를 위해 점포경영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 버전의 점포경영시스템의 주요 화면과 기능을 개선해 더 점포 관리가 용이하게 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스토어매니저 전용 모바일 점포경영시스템 앱도 선보였다. 모바일 기기 활용도 증가에 맞춰 GS25 경영주와 스토어매니저의 효율적인 근무와 편의를 위해 도입했다. 상품 행사조회, 재고수량, 폐기 등록 등의 기능이 담겼다. 올 하반기에는 PC 버전의 점포경영시스템에 대해 속도·기능 개선, 사용률 데이터 분석 등 메뉴별 핵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CU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해 온라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오프라인으로 수익성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NCS(New Concept Store)’ 팀을 ‘리테일 테크(Retail Tech)’ 팀으로 개편했다. 드론 배송, 인공지능, 핀테크, IoT(사물인터넷) 등 최신 IT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을 기획 중이다.
최근에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CU머니’를 선보였다. 포켓CU 앱 모바일 카드에 현금을 충전하고, 은행계좌와 연동해 수시로 충전하는 서비스다. CU머니는 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 수 1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수는 매주 평균 172.2%씩 늘면서 한 달 만에 5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6일 주주총회에서는 정관에 ‘기타 무점포 소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향후 편의점의 리테일 테크 고도화와 고객 차별화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한 밑바탕을 마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업계에서 리테일 테크가 화두인 만큼 편의점들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