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블랙리스트는 가짜뉴스…희생 강요는 전체주의”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정부가 의사들의 도덕성을 흠집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있을 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협 비대위는 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 의혹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게시물의 내용은 비대위에서 작성된 적이 없는 명백한 가짜뉴스이고 문건도 허위 조작된 것”이라면서 “의협 비대위에서는 해당 글의 게시자를 형사 고소할 것이고, 이를 통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 누구인지 반드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본인을 ‘의협 관계자’로 소개한 작성자가 ‘의협 내부 문서를 폭로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 첨부된 문건에는 의협 직인이 찍혀있었으며,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를 지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의사협회(의협)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올라왔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해당 문건과 문건 속 직인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캡처]

주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흔들림 없이 자신들의 선택을 이어나가고, 정부의 어떠한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를 비롯한 일부 세력들은 초조한 내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며 “급기야 의사들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의사들이 이어나가는 행동의 정당성을 훼손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가짜뉴스를 생산하여 퍼트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의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의사들은 희생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더 이상 자신의 인생을 희생할 생각이 없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보다 공익이 우선된다는 궤변을 들이대면서 희망을 잃고 포기라는 결정을 내린 그들에게 비난을 퍼붓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 슈바이처와 히포크라테스를 본받으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희생 정신과 봉사정신으로 살아라’라고 하면 안 된다”며 “강요된 희생은 폭력이다. 희생 정신만 갖고 살라고 하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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