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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 직장인 나혜빈(27) 씨는 이번 겨울 10만원 상당의 니트를 구매했다. 나 씨는 “매번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세탁기로 빨았다”며 “옷이 상할까봐 빨래망에 넣고 울코스로 세탁했지만, 다 마르고 보니 크기가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허리까지 오던 니트 길이는 배꼽까지 올라와 예전처럼 입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고 털어놨다.
#. 직장인 마주영(28) 씨도 10만원대 일본 브랜드 티셔츠를 세탁기에 돌렸다 같은 경험을 했다. 마 씨는 “여성 라지(Large) 크기가 세탁 후 손바닥만 해졌다”며 “면 소재라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크기가 줄어 당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브랜드에서 티셔츠를 구매한 지인도 세탁기에 몇 번 돌린 이후로 옷을 못 입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의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패션 플랫폼의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의 브랜드 의류 구매가 늘고 있다. 브랜드가 새롭게 등장하거나 성장하면서 가격대도 높아졌다. 예컨대 디자이너 브랜드가 입점한 패션 플랫폼 W컨셉의 매출 상위권 의류를 보면 20만원대 자켓, 10만원대 니트와 셔츠, 바지 등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겉옷, 상의, 하의를 하나씩만 구매해도 수십만원이 훌쩍 넘는다.
패션 플랫폼 W컨셉 봄 아우터 베스트셀러 순위. 10만원 후반대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W컨셉 홈페이지 갈무리] |
해외 패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기도 쉬워졌다. 구매 대행보다 저렴하거나 희소성 있는 의류를 구매할 수 있는 직구(직접 구매) 채널도 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상품군별로는 의류·패션 관련 상품이 43.5%로 크게 증가했다.
문제는 ‘관리’다. 의류를 구매한 뒤 세탁하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망가지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의류는 오염 정도와 섬유 소재를 고려해야 손상 없이 오래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자주 입어야 하는 의류 특성상 매번 원단의 관리법을 고려하기가 쉽지 않다.
관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원단의 특징에 맞게 세탁하는 프리미엄 클리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세탁 업체 크린토피아는 명품의류부터 가방, 신발 세탁까지 해주는 ‘블랙라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에서도 프리미엄 세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스타일러와 삼성 에어드레서 등 관련 고가 전자제품 역시 꾸준히 인기다. 명품 등 고급 의류를 구독제로 대여할 수 있는 ‘클로젯셰어’ 등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크린토피아 프리미엄 클리닝 서비스 ‘블랙라벨’. [크린토피아 홈페이지 갈무리] |
바람직한 의류 관리법은 무엇일까. 고급 의류라고 해도 드라이클리닝이 무조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소재에 맞는 세탁법과 관리가 중요하다. 세탁 전문 기업 크린토피아에 따르면 드라이 클리닝은 의류의 형태를 유지하는 형태 안정성이 좋고 물빠짐 현상이 적다. 유용성 오염제거에 적합한 세탁법을 따라야 한다. 다만 수용성 오염이 잘 제거되지 않고 단추, 접착포, 합성 피혁 등 의복 재료가 드라이 용제에 의해 변질 또는 손상될 위험이 있다.
물세탁은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오염인 수용성 오염을 제거하는 데 적합하다. 하지만 수축이나 틀어짐 현상과 같은 섬유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유용성 오염제거가 되지 않아 추가적인 작업도 필요하다.
의류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케어라벨’을 준수하고, 소재에 따라 세탁물을 분류해야 한다. 케어라벨은 소비자가 의류를 올바르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라벨이다. 의류 소재와 세탁 방법, 드라이클리닝 가능 여부, 적절한 다림질 방법 등을 안내한다. 해외 브랜드 의류나 직구하는 제품이 증가한 만큼 국가별 케어라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온도 변화로 날씨가 더워지는 봄·여름철에는 계절적인 특성을 고려해 관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에 자주 입게 되는 기능성 제품은 소재에 따라 세탁법을 달리해 기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겨우내 밀폐된 공간에 오래 보관해둔 흰 블라우스, 와이셔츠 등의 봄 옷에는 황변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