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장 “홍콩 ELS 사태 죄송·유감…자율규제 강화할 것”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11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통과되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발생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고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홍콩 H지수 ELS 관련 질문을 받고 “손실 원인은 홍콩 H지수가 (ELS) 판매시점보다 50% 안팎 떨어진 것이지만, 문제는 불완전판매 방지대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한은행장,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앞으로 소비자중심 영업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고, 소비자보호에 더 앞장서야 한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축이 책무구조도이고, 관련 태스크포스(TF)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실천이 실질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 차원의 재발방지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LS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자율규제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조 회장은 “협회의 중요한 기능이 자율규제인데, 아직 이런 상품(ELS) 판매는 자율규제 범위에 들어와있지 않았다”며 “앞으로 자본시장 관련 부분도 자율규제 범위에 포함하고 자율규제를 강화해서 이 생태계 안에서 기능을 좀 더 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ELS 등 고난도 투자상품의 은행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금융산업과 금융소비자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조 회장은 “은행산업을 포함해 금융이 가야될 분야는 자산관리”라며 “상품 하나를 파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시스템을 갖추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자산관리 측면에서 고객의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자산관리 관련 선택권이 좁아지지 않게 노력하고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제공]

이날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홍콩 H지수 ELS 배상 기준안이 은행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은행권의 의견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에 과징금 문제도 있고, 그런 부담 때문에 의사결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원은행과 금융당국, 투자자 등과 소통으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지난해 ‘이자장사’ 논란에 이어 이번 홍콩 H지수 ELS 사태 등으로 은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는 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하며, 은행과 금융지주들의 신사업 진출 등 혁신 방안을 위한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은행 역할에 대한 사회 각계의 기대가 커지면서 은행에 가장 중요한 건전성 기반의 수익성 제고 노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신사업 진출이나 적극적 활동을 해야 하는데도 보수적으로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1분기가 지나고 주주총회가 끝나면 금융규제 혁신 회의나 은행권 제도개선 TF에서 논의된 혁신방안들이 탄력을 받고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은행의 비금융 진출이나 금융그룹 자회사 시너지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논의가 활성화되도록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해서는 “부동산 PF를 포함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리스크) 시그널이 사전적으로 왔기 때문에 각 은행들이 부실채권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아왔고, 현재로선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밖에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서는 “생태계에 메기가 있어야 건강해지지 않나. 소비자 편익이 제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서도 건전성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3곳이 사원은행으로 들어와 있는데, 점유율은 아직 3% 정도로 높지 않다”며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얘기도 나오는데, 리스크 대응을 위한 자본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증자 이슈 등 우려에 대해 대비해야 건전하게 가지 않겠느냐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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