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차기사장 후보에 오른 윤병운(왼쪽)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헤럴드DB·농협 자료] |
[헤럴드경제=서경원·신동윤 기자] NH투자증권의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11일 오후 열린다. 업계에서는 이날 중 사실상 차기 사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주 이사회 내 1차 임추위를 소집하고 차기 사장 후보 3명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한 바 있다. 숏리스트에는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IB1사업부 대표)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농협 내부인 2명과 외부인사 1명이 포함됐다.
당초에는 유 전 부회장의 선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NH투자증권의 모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을 100% 갖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사실상 유 전 부회장을 ‘낙점(?)’했다는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생을 농협중앙회에서 몸 담으며 증권부문 경력이 전무한 그를 차기 증권사 대표 자리에 앉힌다는 것을 두고 회사 안팎으로 전문성 논란이 제기됐다. 1961년생인 유 전 부회장은 충남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 1988년에 농협에 입사했다. 이후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기획조정본부장, 농협자산과리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에 착수, 차기 사장 인선 절차의 적절성을 포함해 지배구조를 샅샅이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농협중앙회에 대한 경고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면서 유력 후보의 기류가 유 전 부회장에서 윤 부사장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967년생인 윤 부사장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LG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으로 바뀌고 현재의 NH투자증권으로 되기까지 같은 자리에서 회사의 역사와 함께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윤 부사장은 기업금융팀장, 커러비지 본부장 등을 거쳐 IB사업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는 등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한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주주총회 이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주총 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5년 IB(기업금융) 대표로 출발해 CEO(최고경영자)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면서 “금투사 CEO는 참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 (…) 다른 금융업과 달리 시장에서 존재해 끊임없는 변화와 가격 탐색 요구에 대응하고 시시각각의 판단이 조직의 흥망성쇠와 연결돼 여타의 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 금융 당국으로부터 과거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았지만, 최근 법원에 제기했던 중징계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