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견주·집사 잡아라” 펫보험 비교 플랫폼 앞두고 보험료 내리기 안간힘[머니뭐니]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 펫보험(반려동물보험) 입점을 앞둔 손해보험사들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는 장기보험이 아닌 일반보험 형태의 펫보험으로 플랫폼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보험은 해지환급금이 거의 없는 대신 장기보험보다 보험료가 낮아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손해보험협회에서 진행된 플랫폼 회의에서 삼성화재는 펫보험을 일반보험 형태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손보사들이 팔고 있는 펫보험은 대부분 장기보험 형태다.

일반적으로 장기보험은 보장 기간을 설정해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는 방식으로 해지환급금이 있는 대신에 보험료가 높다. 일반보험은 소멸성으로 매번 보험을 재가입하는 대신 장기보험보다 보험료가 적다.

보험회사 측면에서 봤을 때 일반보험은 가격이 낮은 만큼 손익적인 측면에서의 강점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삼성화재가 일반보험 펫보험을 내놓으려는 이유는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가격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는 비교플랫폼은 표면적인 보험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펫보험 시장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상황이다. 펫보험은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비나 타인의 반려동물에 입힌 피해 배상액, 장례비용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파는 10개 보험사의 펫보험 계약건수 합계는 10만9088건으로 전년보다 51.7% 증가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개체수(약 799만 마리)를 고려하면 반려동물의 펫보험 가입률은 1.4% 수준에 불과하다. 손보업계는 아직은 태동단계에 있는 펫보험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규제 완화와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수수료가 관건이다. 펫보험 상품에 CM(온라인)요율을 적용할 지, PM(플랫폼)요율을 적용할 지에 따라 가격 차이는 또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보사들은 플랫폼사들과 수수료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에 이어 펫보험도 플랫폼 수수료를 회사에서 부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장기보험이 아닌 일반보험으로 상품을 출시하려 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지만 회사 내 손익적인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없어 아직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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