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커머스, 초저가에 무관세까지…韓 업계 “역차별 커진다”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통관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한국 이커머스 업계가 중국발(發) 이커머스 선전에 밀리고, 역차별까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이 규제 사각지대에서 각종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판매자가 알리, 테무 등을 통해 한국에 해외 직구 물건을 판매하면 안전 인증과 관세 규제 등을 받지 않는다. 현행법상 해외 판매자는 상품 안전과 관련된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 과정을 생략하고, 국내 개인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알리나 테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이 저렴한 이유도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은 영향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저렴한 가격 공세는 세금 측면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들보다 우위를 점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 현행법상 해외에서 150달러(미국 200달러) 이하 상품을 직구하면 관세가 면제된다. 통상 알리, 테무에서 소비자의 1회 구매 비용이 10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관세를 무제한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중소 판매자들은 면세 조건을 낮춰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가격을 고려해 역차별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초저가 가격 중심인 중국 이커머스 소비 행태를 고려하면 면세 조건을 낮추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가 관세를 피하고자 소액으로 나눠 구매하면 현행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1인당 연간 총액과 해외 직구 관세를 건당으로 매기는 방안을 병행하는 정책 제안도 있다. 1인당 해외 직구 연간 총액을 일정 금액만큼 제한하고 해당 금액 이상을 구입할 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저가인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상품보다 미국, 유럽 등에서 고가 명품을 직구할 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부는 ‘해외 직구 종합대책 TF’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한국 소비자의 중국 이커머스 이용 이유에 가격 영향이 큰 만큼 정부의 가격 인상 압력이 소비자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고물가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중국 이커머스 영향력이 대폭 커졌다. 정부가 국내 소비자의 중국 이커머스 진입 장벽을 높이면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이유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대표가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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