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경유차, 등록대수 LPG차에 첫 추월…전년比 55.3%↓

서울 마포구 강변북로 구리 방향 도로에 배출가스 5등급 운행 제한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지난달 국내 경유(디젤)차 등록대수가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차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차는 한때 휘발유차를 누르고 50%에 육박하는 등록 비중을 보였지만, 친환경차 인기에 국내에서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다.

1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등록된 경유차(승용·상용 포함)는 총 1만15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3% 감소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2%에 불과했다.

반면 LPG차 등록 대수는 137.7% 급증하며 경유차보다 많은 1만1730대를 기록했다. LPG차 등록 대수가 경유차를 추월한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LPG차는 연료별 등록 대수 순위에서도 휘발유차(5만8717대), 하이브리드차(2만7828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경유차는 4위로 밀렸고, 전기차는 2003대 팔리는 데 그쳤다.

뛰어난 연비와 높은 토크로 201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경유차는 탈탄소화에 따른 배출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인기에 해가 갈수록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침체 여파로 경유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경유차의 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

2016년 87만3000대에 달했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2만1000대, 2018년 79만3000대, 2019년 65만7000대, 2020년 59만6000대, 2021년 43만대, 2022년 35만대, 2023년 30만9000대로 매년 줄고 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47.9%, 2017년 44.8%, 2018년 43.4%, 2019년 36.6%, 2020년 31.2%, 2021년 24.8%, 2022년 20.8%, 2023년 17.6%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경유차 연간 등록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부터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에 따라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되고, 2025년부터 배기가스 배출등급 4등급 차량은 서울시 녹색지역 운행이 제약된다.

이에 반해 전동화 전환이 다소 느린 상용차 시장에서는 LPG차 인기가 이어지면서 경유차와 LPG차의 역전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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