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사업 부업으로 인기…대당 월 500달러 수익

자판기사업
[namanow.org캡처]

약간의 여윳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던 회사원 최씨는 장거리 트럭을 운전하던 친구의 권유로 10여년전부터 자판기 사업을 시작했다.

남은 돈을 은행에 저축을 하자니 이자가 아쉽고, 다른 곳에 투자를 하자니 겁부터 났는데 특별한 사전 지식이나 큰 돈 없이 시작 가능한 자판기 사업에 선뜻 마음이 간 것이었다.

시작 당시 수익은 자판기 한대당 월 500달러 정도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판기에 물건을 채우는 일이 조금 피곤했지만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만족스러웠고 친구의 소개 덕분에 물건도 싸게 구입했으니 마진도 좋았다.

그렇게 야금야금 늘려가던 자판기 사업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눈에 띠게 불어나기 시작했고 어느새 세컨드 잡을 넘어 이제 남은 인생을 책임질 캐시카우(Cash Cow)가 됐다.

최씨는 “처음 3대로 시작했던 자판기가 이제 50대를 넘겼고 아들과 아내 그리고 처음 소개해 준 친구 앞으로도 몇 대씩 더하면서 아예 가족 사업이 됐다”라며 “자판기 덕택에 모기지 상환도 끝났고 아이들 학비도 해결했을 뿐 아니라 매월 나름 큰 돈을 저축할 수 있다. 현재 수익만 계속 유지된다면 남은 인생 걱정이 없다”며 크게 웃었다.

자판기 사업의 핵심은 초기 투자비용보다 위치와 관리에 있다.

자판기는 중고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자판기 한 대당 채우는 물건의 가격도 높은 편이 아니다. 관건은 유동인구와 재고 관리 그리고 고장 수리다. 최 씨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자신의 구역을 나눠 하루 3번 관리를 하고 있어 사실상 24시간 풀(Full)가동 상태다. 종류도 지역 상황에 따라 조절하고 있으며 판매율, 날씨, 그리고 계절 등도 감안해 제품을 로테이션할 뿐 아니라 기계 디자인과 마케팅도 공부해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최씨가 처음 시작했던 당시 3대의 자판기 위치를 보자.

우선 첫 한대는 최 씨의 친구였던 트럭기사가 자주 지나치는 고속도로의 휴식공간에 설치했다. 이곳은 운전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주 들르던 곳이었는데 자주 고장 나는 자판기지만 주변에 마트 등이 없으니 이용 빈도가 높은 것을 보고 친구가 연락처를 찾아 알려줘 사업권을 넘겨 받은 것이었다.

두 번째는 사거리 한복판 건널목의 한 켠에 있었는데 이곳 역시 매일 늦게까지 사람이 오가고 학교도 가까운데다 신호 대기 시간까지 길다 보니 생각 보다 이용 빈도가 높았다.

마지막 한대는 정부 기관 인근 공원 앞에 설치했는데 점심 시간 북적이는 사람들이 비싼 커피 가격에 불만을 품는 것을 보고 싸게 제공해 대박이 났다.

최씨가 정확한 수익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기계당 평균 수익과 총 설치 대수 등을 고려할 때 연간 최소 100만달러는 쉽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국 자동판매 협회(National Automated Merchandising Association)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자판기당 평균 월수익은 525달러며, 사업자 중 절반 이상은 연 소득100만달러를 넘기고 있다. 특히 이 중 상당수가 자판기사업을 세컨드 잡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사업주의 실제 소득은 이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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