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이 남구의 국제교류협력 도시인 베트남 달랏을 수차례 방문했지만 주민 실익과는 무관한 해외출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구의회도 수차례에 걸쳐 관련 우려를 전달했지만 구청 측은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13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남구는 지난 2019년 글로벌 미래도시로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사)한베경제문화협회를 통해 베트남 달랏과의 교류를 타진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달랏의 공식 초청을 받아 김병내 남구청장을 포함한 방문단이 현지를 방문했고, 2022년 6월에도 교류협력 의향서 체결을 위해 달랏에서 3박 5일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2022년 8월 온라인으로 달랏시와 교류협력의향서를 체결한 남구는 본격적인 교류에 나섰다.
그해 12월 ‘제9회 달랏 꽃축제’에 참석차 5박 7일 일정으로, 올해 2월에도 3박 4일 일정으로 재차 베트남행에 나섰다.
김 구청장을 포함한 남구 방문단이 이 기간 4차례에 걸쳐 달랏을 방문하는 동안 달랏 측은 남구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더욱이 남구가 한 도시에 무려 4차례에 걸친 해외출장에 나섰음에도 주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는 없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구는 달랏시와 도농복합지역이란 유사성을 들어 하우스 농법 기술 이전을 비롯해 달랏 꽃축제와 공원 등을 남구의 도시경관, 도시재생사업 등에 접목시키겠다고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교류 가능성만 논의했을 뿐 실제로 기술 이전이 이뤄진 사례나 기업 간 투자의향서가 체결된 사례는 없다.
실질적인 성과는 지난 2월 남구 관내 대학인 광주대학교와 달랏대학교가 업무협약을 맺고 복수학위 프로그램과 교환 학생, 교직원 교류 등에 협력키로 한 것이 전부다.
남구의회 역시 남구의 수차례 달랏 방문에 대해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열린 남구의회 제291회 임시회에서도 달랏시의 화훼 사업과 대촌지역의 연계성을 묻는 의원의 질의에 남구 간부 공무원은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또 2022년에는 베트남 방문을 위한 남구의 무리한 추경 예산 편성 요구도 이어졌다.
당시 달랏시의 공식 초청으로 인한 방문이었지만, 방문단의 항공료와 숙박비 등 일체를 남구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종혁 남구의원은 “단순히 교류만 한다고 해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예산만 낭비되는 부분이다”며 “해당 예산이 단지 일회성 해외연수 예산으로만 사용되고 끝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남구 주민은 “주민들에게 득이 된다면 몇 번이라도 해외에 나가도 상관이 없다”면서 “서민들은 갈수록 먹고살기 힘든 만큼 해외보다는 이곳에서 주민들의 어려움을 더 살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구는 “국제 교류의 성격상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며 “양 도시 간 행정인력 교류 협의를 약속한 상태이며, 빠른 시일 내에 자매도시 협약까지 추진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구청장은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우수 사례 답사차 6박 8일 일정으로 지난 10일 미국으로 떠나 또다시 자리를 비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