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하면 돈 번대서 들어갔는데 환불 안되나”…급락은 단기 조정일까?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주변에서 지금 비트코인 안 하면 혼자 돈 못 번다고 해서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현실은 1억400만원에 물려있네요.”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최근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가격이 15일 장중 1억원 아래로 급락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피벗(pivot,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위험 자산’을 회피하려는 투심이 강해진 결과로 읽힌다.

이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9748만5000원에 거래됐다. 24시간 내 최고 가격이었던 1억413만1000원과 비교하면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6.4%나 떨어진 셈이다.

이날 오후 2시 50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971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후 비트코인 가격은 처음으로 하락세를 맞이한 셈이다.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3시 기준 6만7441.09달러(약 8966만원)를 기록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 급락세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3% 상승을 점쳤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올랐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PPI는 물가 선행지수로 불리는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상자산 가격이 최근 급등세에서 다시 하락 전환하는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지 않고 있다는 거시 경제 데이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오는 6월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이날 오전 1시 15분(미 중부시간) 현재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9.9%로 하루 전에 비해 5.3%포인트 하락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전날 34.8%에서 40.1%까지 올라섰다. 1주 전(26.6%)과 비교하면 13.5%포인트, 한달 전(18.4%)과 비교하면 21.7%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연일 급등 중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면서 그동안 누적됐던 ‘버블(거품)’이 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피벗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최근 몇 달간 가상자산, 주식, 채권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격 움직임이 전형적인 버블(거품)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투자 전략가는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에 버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고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위험자산의 버블 형성은 매우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곧 버블이 터질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노동 시장에 균열이 생기는 등 미국 전반의 경제 데이터에서 불길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파른 우상향 곡선 후 보통 나타날 수 있는 ‘조정세’란 평가를 내놓는 곳도 있다.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거래 업체 QCP캐피털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수요가 강한 상황에서 단기 매도세가 가격 상승 추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는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15만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유지할 방침”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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