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첫 회고록 ‘인생 :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를 통해 내밀한 고백을 전했다.
최근 즉위 11주년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신학생 시절 삼촌 결혼식에서 만난 한 여인에게 매료됐다”며 “그녀는 너무나 아름답고 영리해 머리가 핑 돌 정도였다. 일주일 동안 그 여인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기도하기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올해 87세인 교황은 이 책에서 이탈리아 언론인 파비오 마르케스 라그나와 인터뷰 형식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일화도 소개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일부를 발췌해 보도한 데 이어 AFP통신도 16일(현지시간) 교황의 첫 회고록에 담긴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책에는 교황이 한 여인 때문에 사제의 꿈을 접을 뻔한 일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축구광이었던 그의 축구 사랑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담겼다.
교황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고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에 대해 한 장(章) 전체를 할애했다.
교황은 “몇 년 전 바티칸에서 교황으로서 마라도나의 알현을 받았을 때 농담 삼아 그에게 ‘어느 쪽이 죄지은 손이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교황은 책에서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결정을 다시 한 번 옹호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모욕에는 귀를 막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에 대해 말하고 쓰인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면 매주 심리학자의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교황이 이 책에서 “사임을 고려할 정도의 심각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먼 가설”이라며 조기 사임설에 대해선 일축했다고 전했다.
올해 87세의 교황은 2022년 봄부터 오른쪽 무릎이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최근 3주간은 감기와 기관지염에 시달려 일부 일정을 취소했고, 원고는 대부분 보좌관에게 대신 읽도록 했다.
교황은 책에서 “어떤 사람들은 사임하기를 바랐을지 모르지만, 주님 덕에 나는 건강을 누리고 있다”며 “주님 뜻에 따라 아직 실현해야 할 많은 프로젝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