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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한국 사업을 키우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글로벌 이커머스 격전지가 되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27조원 규모였다. JP모건은 2026년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30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10여개 업체들이 이 시장에 투자했거나 투자할 자금은 약 13조원에 달한다.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인 뒤 지난해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10월 한국상품 전문관 K-베뉴(케이베뉴)를 열고 국내 셀러(판매자)를 모으기 시작했고 상품 영역도 가공·신선식품으로 확대했다.
이용자 수도 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작년 2월(355만명)보다 130% 늘었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를 제치고 2위까지 오르며 쿠팡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도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에 올랐다.
알리바바그룹은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471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세웠다. 국내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은 지금까지 최소 12조원을 투자했다.
쿠팡은 전국 물류망 구축 등에 6조2000억원을 투자했고 신세계그룹은 3조5000억원을 들여 G마켓을 인수했다. 11번가는 5000억원, 컬리는 1조원을 각각 투자받았다. 싱가포르 기반의 글로벌 이커머스 큐텐도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6000억원 수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팡을 제외한 기존 이커머스들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투자 확대에 긴장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파고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계 이커머스의 이런 움직임으로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들은 해외셀러·소비자로 제품 조달과 판매망을 넓히는 소위 ‘초국경 이커머스’를 확대하고 있다.
G마켓은 20일 중국 선전에서 현지 셀러를 초대해 사업설명회를 한다. 역직구 사업도 강화한다. 지난달에는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한국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달 30만 개의 상품을 소개하고 그 수를 늘릴 계획이다.
쿠팡은 2022년 10월 대만에 로켓직구·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년 만에 현지 2곳에 대형 통합물류센터를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에 3호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에는 현지 셀러 배송 업무를 책임지는 로켓그로스를 지난해 하반기 도입했다.
큐텐이 북미 기반의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Wish)’를 2300억원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큐텐은 자회사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연동해 위시를 한국 상품 판매의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6월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한 일본 대표 이커머스 라쿠텐 이치바도 한국을 거점으로 한 초국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류의 인기를 활용해 한국 상품을 자국 시장에 소개하는 역직구를 비롯해 국내 고객에 일본 여행상품 등을 판매하는 직구 사업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