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오는 21일까지 망고·오렌지 골라담기 행사를 진행하며 과일 구매 부담 완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마트 제공] |
고물가 여파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국산과일의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던 수입과일 가격이 뛰고 있다. 세계적인 작황 부진과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서민이 체감하는 과일값 부담은 앞으로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3월 1~15일 기준 망고 수입량은 3167t으로 전년 동기 대비(1946t) 62.7% 증가했다. 바나나는 1만2776t에서 2만1271t으로, 파인애플은 2406t에서 3904t으로 각각 66.5%, 62.3% 늘었다.
앞서 정부는 수입과일에 대한 할당관세를 추진하며 물가 잡기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19일부터 바나나(15만t), 파인애플(4만t), 망고(1만4000t), 오렌지(5000t), 자몽(8000t), 아보카도(1000t) 등 6가지 과일에 할당관세를 도입했다. 할당관세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적용된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율이 50%였던 오렌지는 이달부터 무관세가 됐다. 바나나, 망고 등 나머지 5개 품목은 관세율이 30%에서 0%로 낮아졌다.
정부 조치 이후 수입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낮아지지 않았다. 되레 더 올랐다. 전 세계 산지에서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산 과일 수요가 수입과일로 이어진 영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바나나(100g) 평균 가격은 324원으로 전년(321원) 대비 0.8%, 평년(298원) 대비 8.6% 올랐다. 파인애플(1개) 평균 가격도 7315원으로 전년(6816원) 대비 6.3%, 평년(5868원) 대비 24.7% 상승했다. 네이블 미국 오렌지(10개) 가격은 1만3537원으로 전년(1만2937원) 대비 4.6%, 평년(1만1647원) 대비 16.2% 각각 상승했다.
정부는 할당관세를 적용받아 과일을 들여온 수입 업체를 점검하고 나섰다. 정부가 가격 인하를 강제할 수 없지만, 과일값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에 혜택을 부여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 농식품부는 올해 1~3월 과일 수입 업체들이 납품 원가 인하폭에 따라 추후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수입과일의 높아진 몸값에 대형마트도 분주해졌다. 각종 할인 행사를 펼치며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수입과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고당도 블랙라벨 오렌지 대/특대(개/미국산)’를 각 1110원·1420원에 판매하고, ‘미국산 레몬(5~10입/봉)’을 6990원에 내놓는다. ‘B750 바나나(900g)’는 2990원에 연중 최저가로 판매한다. 주말 특가로 ‘칠레산 황금당도 세이블 블랙포도(800g/팩)’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899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오는 21일까지 망고·오렌지 골라담기 행사를 진행한다. 개당 판매가로 환산하면 망고 대 사이즈 기준 2000원, 오렌지 특 사이즈 기준 1000원 수준이다. 행사 직전 판매가 대비 20% 이상 저렴하다. 특히 망고는 전년 같은 기간 판매가(개당 5490원)보다 60% 이상 가격을 낮췄다. 이마트는 망고 할당관세 도입에 더해 자체 할인, 대량 매입,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기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