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지사업 비중, 첫 90% 돌파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중대형·소형 전지 등을 생산하는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 사업부문의 매출액 비중이 지난해 연간 기준 처음으로 90%를 돌파했다. 2016년만 해도 전체 매출 대비 에너지솔루션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였지만,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배터리 회사로의 변화가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삼성SDI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용 중형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대형 전지, 스마트폰·전동공구용 등의 소형전지를 생산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 매출액은 20조406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였다.

반면 삼성SDI에서 반도체 소재,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필름 소재 등을 생산하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업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2조3022억원에 그쳤다. 매출 비중으로 치면 역대 최저치인 10% 수준이었다.

삼성SDI의 사업부문은 에너지솔루션과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2가지로 나뉘어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 역시 회사의 전체 비중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솔루션 부문 매출액은 2022년 대비 16.2% 증가한 반면, 전자재료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액 10% 감소를 겪었다.

2016년만 해도 에너지솔루션의 매출액 비중이 66%, 전자재료의 비중이 34%에 달했다. 하지만 에너지솔루션 비중은 ▷2017년 68% ▷2018년 76% ▷2019년 76% ▷2020년 77% ▷2021년 81% ▷2022년 87%로 매년 상승 중이다.

삼성SDI는 이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투자액의 상당부분을 에너지솔루션에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4조3447억원을 케파(생산능력) 증대 등을 위한 시설 투자에 투입했는데, 이 가운데 에너지솔루션 부문의 투자액이 4조2800억원(전체 시설투자액 대비 98.5%)에 달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역시 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SDI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1364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입하는 등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만 해도 연간 연구개발 비용이 8776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며 2022년 1조764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2년 연속 투자액 1조원을 넘겼다.

아울러 지난해 말 중대형전지 사업부 내에 ASB(All Solid Battery)개발팀을 신설하고,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를 2027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한편 K-배터리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역시 고용량·고안전성·장수명 배터리 개발 등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구개발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총연구개발 비용은 1조374억원으로, 2022년(8760억원) 대비 18.4% 증가했다.

SK온 역시 지난해 연구개발에 역대 최대 규모인 3007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2346억원과 비교해 28.2% 증가한 수치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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