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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가 보증씨수소로 선발된 18마리의 씨수소 중 1마리.[농촌진흥청]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유전능력이 뛰어난 한우 씨수소 정액을 연구소 몰래 들어가 훔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장수경찰서는 이같은 일을 벌인 A 씨를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8시께 장수군에 있는 한 축산 연구소에 침입해 씨수소 정액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훔친 정액은 한우의 육량과 육질을 크게 개량할 수 있는 것으로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가 크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량 씨수소는 국가에서 보증해 관리한다. 일반적으로 씨수소는 1마리당 10만마리의 암소에 정액을 공급한다. 보통 수태율이 70%라는 점을 감안하면 씨수소 1마리가 7만여 마리의 송아지를 낳는 것이다. 송아지 1마리 가격을 400만원으로 잡아도, 보증씨수소 1마리당 2800억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A 씨는 축산업계에 종사해 한우 개량이나 우량 씨수소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을 위해 정액의 변질 등을 막는 저온 질소 용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훔친 씨수소 정액 일부를 주변에 팔아 금전적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연구소 신고로 수사에 착수 CCTV 등을 분석해 범행 일주일 만에 A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연구의 결과물인 씨수소 정액이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보고 밤낮없이 용의자를 추적했다"며 "연구소와 피의자를 상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와 피해 규모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