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가현 웹사이트 캡처]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 통합 ‘키맨’으로 불리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이르면 이번주 중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전략기획실장 ‘모녀’와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형제’ 간 표 대결이 예견된 가운데, 신 회장이 한쪽 손을 들어줄 것임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신 회장은 그동안 내비쳤던 중립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명분과 실리’에 따른 결정을 내릴 것임을 강조했다.
임종윤(왼쪽부터) 한미약품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코리그룹 및 한미그룹 제공] |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신 회장은 “빠르면 이번주 안,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한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공식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라며 “분명한 건 (모녀-형제 중) 한쪽 편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정 기준에 대해서는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내가 회사를 발전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보더라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모녀 측은 임 실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을 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이사, 박경진 명지대 경영대 교수 등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형제 측은 임종윤 사장, 임종훈 대표 등 본인을 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
주총 결과, 형제 측 이사 등이 선임된다면 한미약품그룹과 OCI 통합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반대로 모녀 측 이사 등으로 의결된다면 양사 간 통합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모녀 지분 29.76%(가현문화재단, 임성기 재단 소유 지분 포함), 형제 지분 28.4% 등으로 박빙이다.
신 회장은 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모녀와 형제 간 집안 싸움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개인 최대 주주로서 회사의 발전 방향도 생각해야 한다. 명분과 실리를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 회장은 최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송 회장과) 최근에 만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