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자료]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하락 속도의 둔화 징후를 시사하는 각종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인하 횟수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2년물과 5년물 금리가 올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시장은 19∼20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이번 달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잠잠해진 상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0%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연준의 금리 결정을 예측하는 스와프 계약은 이날 한때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6월 금리인하 확률이 50%를 살짝 넘는 선에서 마감됐다.
스와프 트레이더들은 아울러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공개한 연준 인사들의 올해 금리인하 전망치(중간값) 0.25%포인트씩 3회, 즉 0.75%포인트 인하보다 적은 0.69%포인트 인하를 점쳤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콘토풀로스 채권 담당 이사는 “여전히 유동성이 넘쳐난다”며 “금융 여건 완화, 낮은 실업률과 고착화하는 인플레이션, (기업)이익 증가 가속화, 투기 만연 등을 감안할 때 금리인하에 도움이 되는 환경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4.749%,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1월28일 이후 최고인 4.367%를 각각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도 17일 메모를 통해 “예상보다 소폭 높은 인플레이션 경로”를 이유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수정해 올해 금리인하가 0.25%포인트씩 4차례가 아닌 3차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6월에 첫 인하를 시작하고, 내년에 4차례, 2026년 마지막 한차례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최종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3.25∼3.5%를 그대로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이 이전 둔화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연준 인사들의 확신이 줄어들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너무 오랫동안 고금리 유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통화는 연준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등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5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BOJ가 19일 금리정책 결정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끝내고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통화지수가 이날 0.1% 하락했다.
실제로 BOJ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미국 달러화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엔화를 찾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BOJ 뿐 아니라 미국 연준을 비롯해 영국, 스위스,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이 이번 주에 기준 금리 결정을 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중국기업이 멕시코에서 제조한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뒤 멕시코 페소화가 한 달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남미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